본문 바로가기
북카스의 책 이야기

[요약서, 독후감] 부활

by ♥♥# 2018. 12. 16.








<작가 소개>


“작가는 민중보다 한발 앞서 가라. 그러나 한발은 민중속에 딛고 있어라.


레프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세계적인 대문호이자, 동시에 도덕적, 종교적 사색가였다. 동 시대의 또다른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전설로 평가되며, 《전쟁과 평화》(1869), 《안나 카레니나》(1877)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톨스토이는 1828년 러시아의 야스나야폴랴나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이후 그는 1844년 대학에 진학해 농민들을 위해 일하려고 법과대학으로 전과하였지만 학업과 관심분야가 맞지 않아 결국 자퇴한다. 1847년에 야스나야폴랴나로 돌아온 톨스토이는 자신의 형들과 달리 당시 귀족들의 진로인 문관이 되거나 군인이 되거나 중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농촌에 틀어박히는 삶을 택하게 된다.

  이때 그는 잠시 농촌 생활에 열의를 가지고 농민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온정적인 지주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의 냉담한 반응에 실망하고 다시 도시로 나오게 되었고, 이후 방탕한 생활을 보냈다. 이후 거액의 도박빚을 지는 등, 계속 무분별하게 살아가던 톨스토이는 그러한 삶에 변화를 주기위해 맏형이 군인으로 복무하던 캅카스 전선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곳에서 톨스토이는 농노제도 없이 사는 카자크들의 삶에 큰 관심을 가지고 여기서 쓴 글을 잡지에 발표하면서부터 작가 생활을 시작하였다.

당시 러시아의 캅카스 지역은 전쟁지역이었고, 톨스토이는 본격적으로 입대하여 공을 세웠다. 이런 군인으로서의 경험은 그의 여러 작품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전쟁의 잔혹한 기억 때문에 톨스토이는 평화주의로 기울게 된다.

 


<내용 요약>


  네흘류도프 공작은 부유한 귀족청년으로 위선과 타락을 즐기며 살아간다. 그는 코르챠긴 공작의 딸 미시와 약혼을 했으면서도 유부녀 마리야 바실리예브나와 은밀한 관계를 즐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네흘류도프 공작은 지방 법원의 배심원으로 살인 강도 사건의 재판에 참석했다. 한 매춘부가 손님에게 독약을 먹여 죽이고 돈과 보석을 훔쳤다는 것이다. 피고석에는 용의자들이 나와있었다. 그 법정에서 피고 카튜샤의 이름을 듣는 순간 그는 지난날 숙모 집에서 그녀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대학 시절, 방학을 이용해 여지주인 두 숙모네 집에 놀러가 있을 때, 그는 열여섯 살의 검은 눈이 아름답게 빛나는 카튜샤를 만났다. 2년 후 군대에 입대해 전쟁터로 가는 도중에 고모 집을 다시 찾은 그는 축제가 있던 날, 순진하고 아름다운 카튜샤를 유혹해 순결을 빼앗은 다음 100루블짜리 지폐를 주고 떠났던 것이다. 방탕한 생활에 익숙했던 당시의 그는 그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을 연모했던 카튜샤를 하룻밤 쾌락의 대상으로 삼아버린 것이다.


    카튜샤는 원래 떠돌이 집시 사내와 여자 농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 세살 때 어머니가 죽자 노처녀였던 두 자매 지주 마리야와 소피아가 맡아 길렀다. 네흘류도프의 두 고모는 그 애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달랐다. 작은 고모는 수양딸로 기르고 싶어했고, 큰 고모는 집안 일을 거드는 하녀로 키우고 싶어했다. 그리하여 카튜샤는 반은 양딸로, 반은 집안 일을 거드는 하녀로 키워졌다. 그녀에 대한 호칭도 비칭인 카체니카도 아니요, 애칭인 카첸카도 아닌 어중간한 카튜샤로 불렸다.


    그 일이 있고, 네흘류도프가 전쟁터로 떠난 지 다섯 달이 지나서야 카튜샤는 자기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주인집에서 쫓겨나 이 집 저 집의 하녀로 전전했다. 가는 곳마다 주인 남자들의 성적 학대가 심해 오래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자포자기에 빠진 카튜샤는 결국 사창가로 가게 됐다. 그 때부터 카튜샤는 하느님과 인간의 계율에 어긋난 만성적 죄악의 생활, 즉 창녀 생활을 시작했다.


  밤의 부어라 마셔라 아수라장이 끝나면 아침부터 낮까지 깊은 잠이 계속된다. 두 시나 세 시가 지나서야 겨우 지저분한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과음 뒤에 탄산수와 커피를 마시고는 화장 옷이나 자켓, 혹은 잠옷 바람으로 이 방 저 방을 슬슬 돌아다니기도 하고, 커튼 뒤에서 창 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쉬어 빠진 목소리로 서로 욕설을 주고받는 등 가지가지이다. 그리고 나서 몸을 씻거나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거나, 향수를 뿌리며, 옷이 몸에 맞나 입어 보고, 옷 때문에 주인 마담과 언쟁이 벌어진다. 거울 앞에서 몸맵시를 살펴보고,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기름진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나서 몸뚱이가 거의 드러나 보이는 눈부신 비단옷을 입은 다음, 휘황찬란하게 장식된 홀로 나간다. 손님들이 찾아든다. 음악, 댄스, 과자, , 담배, 그리고 간음. 상대는 젊은이, 중년, 애송이, 늙은 노인, 독신자, 기혼자, 가난뱅이, 건강한 사람, 병든 사람, 술 취한 사람, 술을 안 마신 사람, 난폭한 사람, 친절한 사람, 군인, 관리, 대학생, 고등학생 등, 모든 계층과 연령과, 온갖 성격의 사내들이다.


    그리고 고함을 지르고 농지거리를 하며, 음악, 담배, , 또 다시 술, 음악 하는 식으로 저녁부터 새벽까지 계속된다. 따라서 아침에서야 겨우 해방돼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다. 이것이 매일 그리고 한 주일 내내 되풀이 된다. 그리고 주말에는 국가기관, 즉 경찰서로 나들이를 간다. 거기서는 나라 일에 종사하는 관리들과 의사들, 즉 남자들이, 때로는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로, 때로는 장난 섞인 쾌활한 태도로, 하느님이 죄악을 막기 위해 인간뿐만 아니라 짐승들에게까지 부여한 수치심을 무시하면서 이 여자들을 검진한 다음, 지난 일주일 동안 그녀들이 상대하는 손님들과 벌여온 범죄 행위를 계속해도 좋다는 허가장을 발급한다. 그러면 다시 똑같은 일주일이 되풀이된다. 이렇게 날마다, 여름이건, 평일이건 휴일이건 똑같은 생활이 계속된다.


    캬튜샤는 이렇게 7년을 살았다. 유곽을 옮겨가며 매춘 생활을 하던 스물여섯 살의 그녀는 호텔 고용인의 간계에 빠져 어느 독살 사건에 휘말렸다. 살인 혐의를 받아 6개월 동안 구속돼 있다가 이제야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기소장의 여러 정황은 카튜샤 한 사람에게 살인 혐의를 두고 있었다. 배심원으로 참석한 네흘류도프 공작은 카튜샤가 무죄라고 생각했으나,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관계, 자신의 부도덕함을 알아차리고 비난할까 두려워 그녀의 무죄를 감히 주장하지 못했다.


  결국 배심원들은 논리가 맞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카튜샤에 대한 그들의 처음 결론은 "유죄를 인정하되 훔칠 의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 것도 훔치지 않았다"는 것이었으나, 두 번째 결론은 이를 다시 정정해 "카튜샤 마슬로바는 훔치지도 약탈하지도 않았으나, 아무 목적도 없이 한 사람을 독살했다"는 것이었다. 판사들은 그녀의 무죄를 인정하면서도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징역 4년을 언도했다.


    188x 4 28, 황제 폐하의 칙령을 받들어 당 지방 재판소 형사부는 배심원들의 결의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771조 제 3, 776조 제 3항 및 제777조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이 선고한다. 농부 시몬 카르틴킨(33)과 평민 에카테리나 마슬로바(27)에 대해서는 형법 제25조를 적용하여 일체의 신분권을 박탈하고, 카르틴킨은 8, 마슬로바는 4년의 징역에 처한다.


    카튜샤는 울부짖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전 죄가 없어요, 전 죄가 없어요!" "이건 억울해요, 전 아무 죄도 없어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생각조차 못한 일이에요. 이건 정말예요, 정말예요."


    재판상의 착오와 법률 형식의 희생물이 된 카튜샤는 죄가 없음에도 4년의 시베리아 유형이 결정됐다. 재판을 지켜보면서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사창가로 내몬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가 절감했다. 그는 판사를 만나 카튜샤가 독살과 관련해 죄가 없는데 징역형을 언도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사는 배심원의 판결이 이치에 맞지는 않지만, 그들을 존중해서 판결을 내렸다고 말할 뿐이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네흘류도프는 스스로 회개할 때가 왔음을 느끼고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허위와 가식의 틀을 부수고 진실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약혼녀 미시에게 이 모든 것을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탕아이기 때문에 그녀와 결혼할 수 없으면서도, 공연히 그녀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을 뿐이라고 미시에게도 진실을 말하자. 마리야 바실리예브나(귀족 단장의 아내)에게도 말하자. 그러나 그 여자에게 할 말은 아무 것도 없다. 그녀의 남편에게 나는 무뢰한이며 그를 속여 왔다고 말하자. 유산에 대해서는 진실이라고 인정되는 방향으로 처리하자. 나는 카튜샤에 대해서도, 무뢰한이었으며 죄를 지었으니 그녀의 운명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하겠다고 말하자. 그렇다, 그 여자를 만나면 용서를 빌어야겠다. 그렇다, 어린애들이 하듯이 용서를 빌어야 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그녀와 결혼하자.


    네흘류도프에게는 모든 것을 결심한대로 실천하는 길만 남았다. 그는 가정부에게 카튜샤와 자기와의 관계를 털어놓고, 즉시 검사를 찾아가 면회 허가증을 받아내 감옥으로 그녀를 찾아가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그녀의 증오에 찬 싸늘한 시선뿐이었다.


    "당신은 나를 이용해서 구원을 받으려는 거죠. 당신은 이 세상에서 나를 농락하고, 저 세상에서 또 날 미끼로 자신을 구원하려는 거죠? 보기도 싫어요, 그 안경도, 기름진 더러운 상판도 다 보기 싫어요. 가요, !"


네흘류도프는 카튜샤를 풀어내기 위해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고 유력한 인사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청했다. 백방으로 구명운동을 벌이며 귀족의 사치스러운 생활도 포기하고자 했다. 이제까지의 거짓 생활을 청산하고 속죄의 뜻으로 카튜샤와 결혼하겠다고 결심했다. 카튜샤는 네흘류도프의 갑작스런 출현과 뒤이은 청혼에 놀라 반발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열성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에 카튜샤의 차갑기만 하던 태도는 점점 달라져 갔다. 카튜샤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네흘류도프와의 관계도 좋아졌다.


    상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카튜샤는 네흘류도프가 주선해준 병원의 간호 보조원 자리를 받아들였다. 네흘류도프는 페테르부르그의 원로원을 찾아가서 카튜샤 문제를 청원할 작정이었고, 거기서도 뜻을 이루지 못하면 황제에게 청원할 생각이었다. 이것저것 모두 여의치 않을 경우 카튜샤를 따라 시베리아로 갈 결심까지 했다.


    징역수들을 시베리아로 이송시키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자 네흘류도프도 점점 바빠졌다. 영지문제와 여러 가지 문제를 정리하다가 그 옛날 카튜샤가 지냈던 숙모의 집을 다시 방문하게 됐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네흘류도프는 찬장 서랍에서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두 고모와 대학생 시절의 네흘류도프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거기에는 소녀였을 때의 청순한 카튜샤가 함께 찍혀 있었다. 모스크바로 돌아온 네흘류도프는 그 길로 교도소 병원을 찾아가 카튜샤에게 그 사진을 줬다.


    네흘류도프는 영지를 돌아보면서 상류사회 소수 귀족들의 안전과 편의와 만족을 위해 수백만의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이모 집을 방문하면서 귀족들의 삶의 허위와 가식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모는 이제까지 카튜샤 문제에 대한 자초지종을 듣고 네흘류도프가 얼마나 바보인가 꾸짖었다. 원로원에서도 귀족인 네흘류도프가 도덕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매춘부와 결혼하고자 한다는 데에 반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카튜샤의 시베리아 유형은 결정된 셈이었다. 황제에게 청원을 한다 해도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는 기대는 갖지 않아야 할 것 같았다.


카튜샤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네흘류도프에게 카튜샤가 방종하고 타락한 여인이라는 불쾌한 소문이 들려왔다. 그동안 병원의 조수와 놀아나다가 원장에게 발각돼 교도소에 재수감됐다는 것이었다. 순간 네흘류도프는 비애와 수치심을 느꼈고, 그런 여자를 위해 노력하는 일이 부끄러워져 고민도 했다. 하지만 죄 받을 사람은 자신이라는 생각에 부끄러웠으며 그녀를 구하려는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병원 조수와의 염문은 과장된 것이었다. 조수가 뒤에서 그녀를 껴안으려는 것을 뿌리치다가 유리병이 깨지자 그 소리를 들은 병원장이 사실 확인 없이 그녀를 내쫓은 것이었다. 카튜샤는 그런 사실을 면회 온 네흘류도프에게 말하려다가 소용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만뒀다.


    네흘류도프는 교도소 면회실에서 만난 카튜샤에게 자신의 청원서가 원로원에서 기각당했음을 알려줬다. 둘은 마지막 방법으로 그녀의 서명을 받아 황제에게 청원서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카튜샤가 시베리아로 떠나게 될 것을 예감하고,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따라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해 나갔다. 첫째는 카튜샤를 따라 시베리아를 갈 준비를 해야 했고, 둘째는 영지를 관리해야 했고, 셋째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죄수들을 힘 닿는 대로 도와주는 일이고, 넷째로 이론적으로 형사재판이라는 제도가 생긴 이유를 밝히는 일이었다.


    카튜샤는 죄수 호송대에 끼여 결국 시베리아로 떠났다. 네흘류도프는 약혼녀인 공작의 딸도, 부귀영화도 버리고 지저분한 3등 객차에 몸을 싣고 그녀를 뒤따랐다. 그 여행은 괴로운 여행이었다. 네흘류도프는 불결하고 싫증나는 형사범의 대열에서 카튜샤를 빼내 정치범의 대열로 옮겼다. 형사범들과는 달리 정치범들은 그녀를 창녀로 다루거나 농락하지 않았다. 정치범들 속에 마리야 파블로브나라는 처녀와 시몬손이라는 혁명가의 행동은 카튜샤에게 좋은 모범이 됐다. 정치범 한 사람 한 사람은 한결같이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들은 거의 귀족 출신이었는데도 자신들의 특권과 자유를 민중을 위해 희생했다. 카튜샤는 그들을 존경하게 됐다.


    판결이 내려졌을 때 나는 울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하느님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된다. 평생을 두고도 알 수 없었을 것을 알게 됐다.


카튜샤는 정치범들과 한방에서 지내면서 조금씩 변해갔다. 정치범들은 모두 존경받는 양심수들로 카튜샤를 사랑으로 감싸 안았다. 여성 혁명가 마리아는 부유한 장군의 딸로 태어났으면서도 일반 여성 노동자들처럼 행동하며 카튜샤에게 정신적 부활의 계기를 만들어 줬다. 혁명가 시몬손은 회계사 아버지가 축재한 재산을 부정하게 번 돈으로 규정하고, 민중들에게 그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하고 가출한 사람이었다. 그는 사회악이 민중의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해 민중주의자(나로드니키)들의 운동에 가담했다.


    시몬손은 차츰 카튜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시몬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카튜샤는 여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고 장래의 삶에 보람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시몬손은 카튜샤가 그저 아름다운 여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평등을 사랑하는 여성임을 알고 더욱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 시몬손의 사랑을 느끼면서부터 그녀의 태도에는 많은 변화가 왔다. 옷차림이며 말씨와 태도에서 예전 같지 않았다. 사랑은 한 사람을 정신적 부활로 이끄는 위대한 힘이었다.


    어느 날 네흘류도프가 카튜샤를 면회하러 갔을 때, 그는 시몬손 이야기를 듣게 됐다. 시몬손은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며 카튜샤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 그의 제안은 네흘류도프에게 충격으로 들렸지만 그의 진지한 태도에 감동했다. 자신에게 그 결혼을 허락할 권리가 없음을 밝혔으나 시몬손의 간곡한 부탁에 동의하고 말았다. 네흘류도프는 카튜샤를 만나 시몬손과의 결혼 이야기를 꺼내고,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했다. 카튜샤는 네흘류도프에게 미안함과 죄의식을 느끼지만 시몬손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녀 역시 마음 속에서는 네흘류도프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었지만 그의 장래를 위해 일부러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이다. 네흘류도프는 복잡한 심정으로 그녀를 축복했다.


    황제에게 올린 청원서로 마침내 카튜샤의 석방이 결정됐다. 네흘류도프는 카튜샤에게 서류가 도착하면 자유의 몸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음을 알려줬다. 그러나 그녀는 시몬손과 헤어지지 않고 그와 함께 유형지에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뜻을 밝혔다. 그녀는 네흘류도프에게 용서를 빌었다. 착잡한 마음으로 떠나가는 그녀를 전송하고 돌아오는 네흘류도프는 이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숙소에 돌아와 성경을 읽으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복음서를 읽으며 그 가르침에 따라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카튜샤와의 관계는 끝났으나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세계가 사악한 세계였으며 사랑이 모자란 사회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무한한 사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성서 속에 나오는 무한한 사랑에 감화를 받으며, 앞으로는 그러한 진실을 찾아서 살기로 결심했다.




<감상평>





  작가는 인간의 삶을 "정신적 자아" "동물적 자아"의 대립으로 파악한다. "네흘류도프의 마음 속에도 보통 사람과 같이 두 가지의 자아가 있었다. 그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이 될 수 있는 정신적인 자아였고, 또 하나는 자기 행복만을 찾고 이를 위해서 만인의 행복을 희생시키려는 동물적 자아였다." 네흘류도프가 카튜샤를 유혹한 것은 그러한 "동물적 자아"가 시킨 짓으로 순간적인 에고이즘의 발작이었던 것이다.

 


  카튜샤 역시 궁극적으로 타락한 삶에서 벗어나 참된 삶을 찾게 된다. 그녀의 정신적 부활의 과정은 네흘류도프의 부활 과정보다 더 험난하다. 카튜샤는 어쩔 수 없는 운명 때문에 고통과 고난의 길을 걸은 후에 구원된다. 창녀 생활로 살아 온 7년 동안 카튜샤는 술, 담배, 싸움, 매춘으로 이어지는 생활을 했다. 감옥에서도 그녀의 생활은 변치 않았다. 카튜샤는 자신을 구원하려는 네흘류도프의 모든 시도를 위선과 거짓으로 봤다. 그러나 점차 그의 사랑이 참사랑임을 알게 된다. 카튜샤의 정신적 부활에 누구보다도 정치범들의 공이 크다. 카튜샤는 정치범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로부터 커다란 감화를 받아 참된 삶에 눈뜨고 정신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된다.



댓글